보너스 들어왔다고 통장 확인 해 보라는 남편...
번호 : 148501 글쓴이 : 허리채 조회수 : 2396 스크랩 : 0 날짜 : 2006.09.30 01:35
울집 가장은 해외 근무 5년차입니다..
아들녀석 돌 지나자마자 나가..어느새 그렇게 되었네요..
젊었을 때 벌자하고 맞벌이를 하였는데 임신 5주만에 병원 입원...4개월을 누워지내다
7개월 조산을 하고 아이 녀석 병원비로 몇천을 훌쩍 쓰고나니..참 허망하대요..
다행히 미리 보험을 가입했던차라 입원비는 도움을 받았지만...
인큐베이터 비용과 매년 아이가 맞아야했던 '면역증강제'주사...
대기업 건설사에 있던 신랑은 해외근무를 지원해 나갔습니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건 병원에 입원 해 있는 저로 인해 친정 엄마가
집안 청소라도 해 주러 들르셨다 옷방에 핏물이 떨어진 걸 보고 깜짝 놀라 병원으로 오셨더군요..
하혈까지 햇었냐고..아니라고..확인 해 보니..울신랑 치질이 심해 하루 한번 피를 쏟으면서도
입원 해 있는 제가 신경 쓸 까봐 말 안했답니다..
당장 당신 수술부터 하라고..보험특약이 있어 수술비 지원된다고 하니 수술을 했던 남편은
해외출국 이틀 전 아들 녀석 돌사진 찍고 오는 길에 우리 가족은 교통사고를 당합니다.
어제 차를 출고한 초보 보험설계사 아주머니..적색신호등에 좌회전 화살표 들어온 걸
초록 신호로 오인 시속 60km로 신호대기중이던 우리차를 받은거죠..
뒷좌석에 있던 저는 아이 다칠까봐 아일 끌어안고 몸을 숙였고 덕분에 목이 틀어지고 턱이 빠지는....
전치 6주가 나왔습니다. 운전대를 잡고 있던 신랑도 몸이 안좋았을텐데..
출국 준비 해야 한다고 엄살도 없이 입원도 안하고..
(나중에 후회했습니다.입원 수속만 밟았어도 합의금을 더 받을 수 있었다는 주위 사람들의 충동질...
그렇다고 합의금을 많이 받은 건 아닙니다.보험사 직원이 하자는대로 그냥 다 해줬습니다.)
그렇게 마누라와 아들을 병원에 둔 채 혼자 출국을 했고 비행기 안에서 기압 변동으로
아픈 몸에 이상이 와 심한 구토를 했다더군요..
쓰다보니 울집이 참 불쌍하게 느껴집니다.. ㅜ.ㅜ;;
6개월 정도 몸조릴 하다..'같이 벌자'란 생각에 저도 재취업을 했고...
시엄마는 '기저귀 값을 대 주면 대 줬지 애는 못 본다'라 하셔서 암수술 한 후 재활치료 중이신
친정엄마가 아일 돌봐주셧습니다.
엄마 말로는 20개월 지나 글 읽고 어린이집 다녀버린 울애긴 별로 손 갈게 없었노라고
오히려 병걸린 노인네에게 장난감이자 선물이라고 하지만 어디..애 키우는게 쉽습니까..
저도 일이 많아져 아인 주말에만 보러 갔고..그렇게 5년이 흘렀네요..
5년간...
조그만 땅도 샀고..(차후에 팔 생각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제가 가든 같은 걸 짓고 뭔가
해 보고 싶은 욕심도 있네요..)
집도 한채 장만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제대로 마련하는 집...신랑 명의로 등기를 해 주고 싶어 잠깐 귀국하라 하니
그냥 제 명의로 하랍니다..
제가 갖고 도망가면 어쩔거냐 하니..웃네요..
지금껏 당신이 밥상 차려 논 건데 가서 도장 하나 찍으라고 하려고 들어오라하냐고..
그래도 오라했더니 그간 누적된 마일리지로 왕복티켓을 끊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비록 취.등록세가 인하 되긴 했지만 그래도 만만치 않은 목돈에 이사비용 청소비용 ...
머리가 아프던 차..
울신랑 그럽니다..
카메라 한대만 사 달라고...혼자 외국에 있으면서 무료 해 취미 활동 하나 하고 싶다고..
가격이 많이 내려 사고 싶던 기종을 90만원이면 살 거 같다고..
선뜻 대답을 못 했습니다..
무이자 할부라면 모르지만 아시는 분 대리점서 현금가로 그 가격 얘기 들은 것 같은데
울강쥐 유치원 2학기 교육비와 간식비가 청구되 그것도 목돈이 들어가야 하는터라..
다음 정기 휴가 때 들어와 사면 안되겠냐하니..
조금 서운 해 하는데 '아차'싶더군요..
젊은 나이에 혼자 객지 생활 5년에 오죽 외로우면 이럴까 싶어서...
다시 사 준다 하니 '괜찮다'합니다...
오후에 아들 녀석 만나러 운전 하고 가는데 국제전화가 왔네요.
추석 보너스 들어왔으니 통장 조회 해 보라고..
자연히 알 걸 뭐하러 전화했냐하니 제가 돈 걱정 하는 것 같아 힘내라고 전화했답니다..
시댁에선 이기적이다 차가운 녀석이다 독한놈이다..울신랑 별루 이쁘게 얘기 안합니다.
그런데 울친정에선 '김서방 같은 사람 없다..'라며 극찬입니다..
시각의 차이겠지요..
그런데 그 전화 한통에 왈칵 목이 메었습니다.
이제 집도 샀고 울강쥐 내후년에 입학이라 내년부턴 제가 데리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싶은 부푼 꿈이 있는데...
나 혼자 편하고 맘 좋은 꿈 꾸고 있는 것 같아 울신랑에게 미안해 지네요.
매월 월급 얼마 받는지도 제대로 모르고 통장으로 몽땅 들어와 버리고..
결코 또래에 비해 적지 않은 급여인데 늘 '적게 벌어 미안하다'라고 하는 울남편..
아마 저는 내년에도 쉬진 못하려나 봅니다.
이제 울신랑 해외근무 그만 하고 국내에 있으라고 떼 써 볼려구요..
지금처럼 제가 일을 계속 하면 신랑이 해외 근무 할 때 급여와 별 차이 없을 거고..
내년만 좀 더 바짝 쪼이면 각종 보험금들도 완납이 되는 거고...
울강쥐도 일곱살이 되는데 어린이집 마치고 잠깐의 공백만 잘 버텨주면 되지 않을 까 싶구요
이리뒤척 저리뒤척 고민하다...이렇게 혼잣말처럼 글로 쓰고 나니 머릿속이 좀 정리가 되네요..
매달 시댁에 보내는 50만원의 용돈이 조금...부담스럽게 느껴지기는 하는데..이렇게 착한 신랑 낳고
길러주신 부모님이시니까..그런맘 안갖으려고 애써 볼랍니다..
우리가족..아니...저.. 잘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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